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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전거 이야기 (미래의 차-3)
작성자 이소연 (ip:175.207.133.105)
  • 작성일 2011-07-04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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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 차 (3)


↑ 이것이 탈것의 미래!? 전형적인 "실용 자전거" (유틸리티 바이크).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이라는 면에서 자전거를 따라올 탈것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근육이 내는 힘을 바퀴의 회전운동으로 전환하는, 효율좋고 빠른 탈것이죠. 글라이더(세일플레인), 요트와 함께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우아한 탈것들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각종 첨단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위축시키는 현대에도, 단순한 구조, 그리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작동 원리를 가진 자전거는 여전히 인간의 친근한 벗으로 남아 있습니다 (혹시 자기 자동차를 자기 힘으로 수리할 수 있는 분 계신가요?).

하지만 자전거를 인간의 주된 교통 수단으로 삼자- 라는 주장은,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만만챦은 저항에 부딪히곤 합니다.

"자전거는 탈것이 아니라 완구/스포츠용품이쟎아?" 라는 선입견, "자전거는 활용도가 낮아서 본격적인 탈것은 못돼" 라는 오해가 우선 발목을 잡고, 막상 자전거를 이용하고 싶어도 "내 평소 동선은 자전거로 다니기엔 너무 길어" 라든지 "내가 다니는 길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엔 너무 위험해" 등 이용 환경의 문제가 종종 있습니다. 체력이나 건강 문제로 자전거 이용을 엄두내지 못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하지만 최근 환경문제(온난화)와 원유가 폭등에다 "웰빙", 즉 보건복지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자전거 이용인구가 증가하고, 또 자전거 비사용층에서도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위기중에 기회가 찾아왔달까요?

↑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은 세계 10위(452 메가톤), 탄소배출량 증가율은 세계 1위(1990년 대비 104% 증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기온상승률(1.5도)은 세계평균(0.7도)의 두배 (서울만 따지면 세배) 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석유는, 값이 아무리 싸더라도 사용을 억제해야만 할 에너지원이죠.


"미래의 차" 마지막 포스트는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로서, 읽으시는 분들이 자전거에 대해 갖고 계실 수 있는 편견이나 오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자전거에 대한 관심을 높여 보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쓰다보니 쪼끔 길어졌는데, 아뭏든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전거의 탄생

↑ 자전거의 조상인 "라우프마쉬네" (Laufmachine, 달리는 기계). 만든 이의 이름인 드라이스(Drais)를 딴 불어식 호칭인 "드라이지엔" 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최초의 자전거가 어느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외로 다양한 설이 존재합니다. 한때 18세기 말, 심지어 16, 15세기에 최초의 자전거가 발명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었습니다만, 허위 또는 사실무근으로 판명되었으며 현재는 라우프마쉬네를 최초의 자전거로 보는 것이 일반론입니다 (끈질기게 18세기 프랑스 기원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제법 많긴 합니다만).


자전거의 190년 역사를 살펴보노라면, "역사는 되풀이된다" 는 말이 실감납니다.
애당초 자전거의 조상인 "드라이지엔" (Draisienne) 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 바로 1816년에 발생한 탈것용 연료(?) 품귀현상 때문이었으니 말이죠.

1815년에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이 대폭발, 그 여파로 유럽 전역에 곡물의 대흉작이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사람이 먹을래도 없는 곡식을 말의 사료로 쓸 수는 없는 일이었겠죠.

↑ 우주선에서 촬영한 탐보라 산의 사진. 인류 역사상 최대규모의 화산폭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약 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탐보라 산의 분화는 대량의 화산재를 대기중으로 방출, 지구 전체를 냉각시켜 1815년을 "여름이 없는 해" 로 만들었죠. 추운 날씨로 인한 대기근 때문에 추가로 약 82,000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당시 독일 바덴령의 관리였던 카알 폰 드라이스 남작은, 말이 없이도 제법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탈것을 고안해내 "말 대신에 이것을 탑시다" 라며 그 사용을 권장하였습니다. 목제 프레임에 앞뒤로 두개의 바퀴가 달린 이 희한한 탈것은, 당시 유럽과 미국의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서 수천개가 제작되었다고 하죠.

↑ "달려라 남작님," 카알 폰 드라이스의 라우프마쉬네. 곡물쇽 극복에 열성이었던 관리(공무원) 드라이스는 프로토타입을 타고 한시간에 13킬로미터의 거리를 주파하는 등, 자신의 발명품을 열성적으로 홍보하였습니다.

나무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드라이지엔은 20킬로그램이 넘는 무거운 물건이었지만, 양발로 땅을 차며 달리면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조향타와 브레이크가 달려 있긴 했지만 결코 민첩한 탈것은 아니었던지라, 드라이지엔 애호가들이 도심지에서 자주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답니다.

↑ 앞바퀴에 페달이 달린 벨로시페드, 1863년형.


간혹 "페달이 없으면 드라이지엔, 페달이 있으면 벨로시페드" 라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 벨로시페드는 드라이지엔이 19세기 영국에서 팔렸을 때의 상품명입니다. 드라이지엔의 발전형으로서 보기좋은 주철제 프레임을 가진 벨로시페드는,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서 한때 사교계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대유행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벨로시페드 사용자들 역시 무모한 운전으로 잦은 사고를 냈다고 합니다. 나중엔 도심에서 벨로시페드를 타다 걸리면 2파운드의 벌금을 때렸다고 하는군요 ;)

↑ "어때? 나 멋져?" 앞바퀴에 페달이 달린 모델이 나오면서 벨로시페드의 인기는 급상승.


사교계의 벨로시페드 유행은 금방 끝났습니다만 자전거의 기술적 진보는 계속되어, 1870년에는 볼 베어링이 달린 차축과 강철 튜브제 프레임, 통고무 타이어를 가진 "보통 자전거" (Ordinary Bicycle) 가 개발되었습니다.

↑ 전륜 직경 60인치!! (요새 자전거는 대개 28인치 이하입니다.) "보통 자전거" 는 페달이 앞바퀴에 직접 달려 있는 전륜 구동식입니다.

"페니 파딩" 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보통 자전거" 는 , 그 고풍스런 외모 때문에 웬지 품격있고 느릿느릿한 탈것일 것이라 생각될 수 있습니다만 실상은 정반대로, 런던의 거리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죽음의 유희기구였다고 합니다.

(왜 페니 파딩인가? 페니는 물론 영국돈 1페니이고, 파딩은 4분의 1페니입니다.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네 배 크다는 점 때문에 붙은 재치있는 별명이죠.)

오늘날의 자전거 바퀴의 두배가 넘는 거대한 앞바퀴 때문에 한번 가속이 붙으면 멈추기 힘든데다, 운전석이 높이 붙어있어 한번 균형을 잃으면 십중팔구 낙차 사고로 이어지는 위험한 탈것이었죠.
게다가 당시 포장도로는 포석이 군데군데 빠져 있어, 고속으로 달리는 "보통 자전거" 가 전복되어 운전자가 죽는 일도 허다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또는 그 덕분에?) 당시 젊은 남성들에게 큰 인기가 있었다고 하는군요.

↑ 접이식 "보통 자전거" 도 개발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앞바퀴 자체가 절반으로 접히도록 되어 있죠.


"보통 자전거" 가 보통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스포츠용 탈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1887년에 나온 "안전 자전거" 의 이름도 이해가 쉽습니다. "안전 자전거" 는 안장을 낮추고 공기가 든 튜브식 고무 타이어를 장착했을 뿐 아니라, 페달으로 체인을 움직여 뒷바퀴를 돌리는 방식인 후륜구동식 자전거의 시초이기도 하죠.

(의외로, 페달이 전륜이 아닌 후륜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전거의 안전성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방향 전환을 해야하는 앞바퀴에 페달까지 달려 있을 경우, 페달을 밟으면서 동시에 방향을 조정하기가 어렵죠.)

↑ "안전 자전거" (1887년). 이건 광고로군요... "코젠트 안전 자전거 18호." "우수하고 튼튼한 재질." "가장 싸고 품질좋은 후륜구동 자전거를 만듭니다." "가격 12 파운드 10 실링."

↑ 원점회귀랄지, "안전자전거" 와 무척 닮은 "고정식 자전거" (Fixed bike) 가 요새 인기입니다. 오소독스하게도(?) 변속기어가 없고 뒷바퀴가 페달축에 체인으로 직결되어 있죠.


(비교적) 안전하고 실용적인 탈것으로 다시 태어난 자전거의 인기는 날로 치솟아, 19세기 말~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에서는 남녀 노소 할것없이 누구나 자전거를 애용하였습니다. 20세기 초는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의 편의를 위해 포장도로의 연장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했죠. 자전거를 위해 닦아놓은 도시의 도로에, 오토모빌이라는 불청객이 슬그머니 나타난 것도 이 무렵입니다.

↑ 자전거 운전용 여성복 광고 (1897년). 긴 스커트를 입고 자전거를 탈수야 없는 일이죠! 19세기 말 자전거는 여성 해방운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자전거 이상으로 여성 해방에 공헌한 물건은 없다" - 수잔 B. 안토니), 이 광고 그림에서도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버치 캐시디(1866~1908?)와 이타 플레이스(1878~?). 영화 "버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 의 한 장면입니다. 이때가 대략 1895년 정도로, 이미 "안전 자전거" 가 많이 보급되어 있었던 시절이죠. 진짜로 버치 캐시디(=로버트 르로이 파커)가 이타 플레이스와 자전거를 탔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


자전거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탈것으로 정착한 유럽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새로운 하이테크 장난감/탈것인 "오토모빌" 이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자전거의 인기가 급격히 시들었습니다. 1920년대가 되자 미국에서 자전거는 어린이의 장난감 정도로 전락해 버리고, 1940년에 이르러서는 미국내 성인용 자전거의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게 되죠.

↑ 카알 벤츠의 모토바겐, "벨로" (1894년). "카알 벤츠? 메르세데스 벤츠가 아니었어?" ^^


향후 미국인들의 뇌리에는 "탈것= 자동차" 라는 고정관념이 뿌리깊게 자리잡습니다. 성인이라면 당연히 자가용 한대는 갖고 있어야 하며, 버스는 빈민들이나 타는 것, 모페드나 자전거는 음주운전으로 자동차 운전면허를 빼앗긴 이들이 타고 다니는 창피한 탈것*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많은 미국인들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대도시 사람들의 경우엔 많이 다릅니다만).

(*이때문에 미국 중남부에서는 모페드를 "liquor-mobile", 즉 "주정뱅이차" 라 부릅니다. 정말이에요!)

↑ SUV를 타고 개 산책을 시키는 미국인. 저도 200미터 정도의 거리를 차로 이동하는 미국 사람들을 몇번 본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가 미국인들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물건이 됨에 따라, 미국의 정치가들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인들의 자동차 연료 탱크에 개솔린을 언제나 가득, 값싸게 넣어 주어야만 했죠. 때문에 미국은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자국의 석유경제를 현상유지하기 위해 세계를 무대로 벼라별 짓들을 다 벌여오고 있습니다.

본론에서 좀 벗어납니다만, 자전거를 전쟁에 사용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프랑스 육군의 군용 자전거, 그리고 영국 총기제조사인 BSA의 "낙하산부대용 자전거" 등이 그 예죠 (그 외에도 의외로 많습니다. 오늘날 군용 자전거가 워낙 드물다보니 상상이 어려운 일입니다만).


↑ 프랑스 육군 정찰대가 접이식 자전거를 이용해 활동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위), 그리고 군용으로 개발된 제라드-모렐 접이식 자전거의 특허신청 서류 (1896년; 아래).

↑ 영국 BSA사 제품인 "낙하산부대용 휴대식 자전거". 낙하산으로 투하시켜도 끄떡없는 자전거인 모양입니다. 하긴 그때 자전거들은 전부 강철제였죠;


↑ 자전거 후진국인 미국조차 2차대전때 공수부대용 접이식 자전거를 고려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험비가 아니라 자전거를 탄 미군 병사들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 아니메 "기갑창세기 모스페다" 에 등장하는 VR-052 장갑복은, 가변형 바이크를 등에 짊어지고 다니게 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자전거가 아니라 오토바이였죠. 그러고보니 일본 자위대에는 오토바이 부대가 있는 모양이던데...


자전거의 나라들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 밖을 둘러보면 사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완벽한 연계를 통해 자가용이 필요 없는 교통망을 구축한 독일, 또 자전거가 도로의 주인인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등 특출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거의 모든 유럽국가들에서 차 없이 자전거만 가지고도 별로 아쉽지 않은 생활이 가능하죠.

(그나저나 아우토반과 고성능 승용차들의 나라인 독일이 자전거 선진국이라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 대중교통 터미널 앞에는 반드시 대규모의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독일. 자전거 동호활동 역사도 길어서, 독일 자전거 동호회인 ESK (Eisenschweinkader. 번역을 하자면 "철돼지 기단" 쯤?) 의 파워도 막강하다고 하죠.

↑ 독일을 능가하는 자전거 왕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어느정도의 화물은 자전거 운반이 기본이라는군요. 이것은 네덜란드 화훼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는 화물용 자전거.

↑ 그 발전형이랄까, 유럽 전역에서 흔히 볼수있는 화물용 세발자전거인 "프레잇메이트." 화물칸을 승객칸으로 교체해서 어린이를 운반하는 용도로도 쓰고, 화물칸에 가판대를 설치해 이동식 키오스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소위 "선진국" 인 유럽국가들이야 그렇다 치고, 우리 인접국들은 어떨까요?

세계에서 자전거가 가장 많다는 나라 중국, 여건상 자전거를 타야만 하는 사람이 많은 일본, 개발도상국으로서 아직 승용차의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인도 등지에서, 자전거는 서민 생활의 필수품이며 많은 이들에게 있어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이들 나라에서 자전거 타기가 편리하거나 쾌적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우리처럼 교통과 물류를 자동차에게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 자가용차는 없어도 자가용 자전거는 있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성 향상을 위해 노력중인 일본.


↑ 동남아, 인도 등에서도 자전거의 위상은 높습니다. 자전거로 능숙하게 화물을 운반하는 인도인들.


↑ 하지만 자전거 화물운반의 지존은 역시 중국. 이거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어떻게 하는거죠?


↑ 유럽의 세련된 자전거 키오스크와는 또다른 맛이 있는 베트남의 자전거 노점. 우리나라에도 이런거 많았었는데요...



우리나라의 자전거

그런데 사실은 우리나라도 20년여전까지는 남못지 않은 자전거 강국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자전거를 탄 이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었다고도 하고 서재필 박사였다고도 하는데, 사실은 그전부터 일본 상인들이 많이 탔었다고 하죠. 도로 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도심지 시장에서는, 자전거에 물건을 싣고 오가는 일본 상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인지 광복 이후에 우리나라에 굴러다니던 자전거들은 전부 일본 제품이었습니다만, 1950년경부터는 자전거 보수용 부품을 만들던 우리나라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자전거를 만들면서, 많은 국산 자전거들이 보급되어 국민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죠. 지금도 건재한 삼천리, 그리고 선경(=SK) 등이 만든 자전거가 유명했습니다.

↑ 장학퀴즈 상품도 선경 "스마트" 자전거. 선경은 자사의 학생복과 자전거 양쪽에 스마트라는 이름을 붙였었는데, 당시 학생들이 자전거를 그만큼 많이 탔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아님 그냥 이름짓기 귀챦아서?)

탈것으로서의 자전거 외에, 스포츠 자전거의 인기 역시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었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동대문 시장 상인들이 주최하여 조선인과 일본인 선수들이 자웅을 겨뤘던 자전거 경주대회의 큰 인기는, 광복과 6.25전쟁이라는 대사건들을 거치면서도 사그러지지 않고 이어져 왔죠.

↑ "동양 자전거왕!" 조선의 슈팅 스타, 엄복동(1892~1951) 선수. "하늘에는 안창남(비행기 조종사), 땅에는 엄복동" 이란 노랫말이 그의 높은 인기를 말해줍니다. 고 엄복동은 자전거포 점원 출신으로 많은 경기에 참여, 번번히 일본 선수들을 제압하므로써 동포들의 나라잃은 울분을 달래주었던 국민 영웅입니다 (말년은 비참했지만).

박정희 소장이 쿠데타를 행한 뒤 계엄령을 선포하고 모든 집회와 경기를 금지했을 때조차도, 오로지 자전거 경주만은 허용했었습니다. 아니, 허용한 정도가 아니라 군정부에 의해 경기가 적극 장려되었고, 박정희 자신이 직접 선수들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자전거 경주의 높은 인기를 이용해 군부정치에 대한 인식을 좋게 해보려는 의도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죠.

자전거 인구가 많았던만큼, 경주에 참가한 선수들의 기량도 뛰어났습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서울~평택간 160킬로미터 구간을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4시간 10분대로 완주했다고 하는데, 이는 약 시속 40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서 오늘날 뚜르 데 프랑스 참가선수들의 평균속도에 맞먹습니다. 그것도 30년전의 무거운 "싸이클" 로 말이죠.

그러던 것이 1980년대 들면서 자전거의 인기가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1970년대 말부터 국민소득이 급격히 증가하고 "포니" 등 대중적인 승용차가 생산되면서 자가용의 보급이 증가한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추측만 할 뿐입니다. 이후 거의 10년 동안 국산 자전거의 품질향상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외국산 자전거에 비해 점점 뒤쳐져만 갔습니다.

↑" 한가정에 자가용 한대씩," 현대 포니 자동차. 현재 열집당 자가용 일곱대 꼴로 아직도 한집에 한대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너무 많다는 느낌이죠.

다행히 10년쯤 전부터 취미/체육활동으로서 자전거의 인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캐나다와 미국 쪽에서 일어난 마운틴바이크 붐이 시간차를 두고 우리나라에도 수입된 것일수도 있고, 웰빙붐의 일환으로서 자전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자전거 환경은 극도로 피폐해져, 도심을 자전거로 운행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거의 모든 도로가 자동차 운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도로법상 "차량으로서, 최우단 차선의 우측을 통행하도록" 되어 있는 자전거는 인도 위의 보행자들 사이로 위험한 불법 운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근년 증가한 자전거 인구 중 많은 분들이 자전거를 탈것이라기보다는 스포츠용품으로 사용하는 취미가들입니다. 이분들이 사용하는 마운틴바이크나 로드바이크는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품들로, 서민의 탈것과는 거리가 멀죠. 게다가 (어디서 배운 버릇인지) 보행자-자전거 공용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며 인명을 위협하는 이들도 간혹 볼수 있는데, 바람직한 자전거 문화의 전도사로서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은 점차 개선되기는 커녕 점점 나빠져, 얼마전엔 철도 소화물제도까지 폐지되는 바람에 열차에 자전거를 갖고 탈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등 도시철도의 경우 미니벨로에 한해서 자전거를 들고 타는 일이 허용되긴 합니다만, 이조차도 역무원에게 제지당하는 일이 있습니다 (사실 출퇴근시간에 미니벨로를 들고 지하철에 오른다는 것이 엄청나게 미안한 일이긴 합니다).

버스의 경우, 차 하부에 있던 짐칸이 없어져서 자전거를 못 싣게 됐죠. 이것은 버스 연료가 압축천연가스로 바뀌면서 짐칸 자리가 연료통이 되었기 때문인데, 버스의 친환경화를 위해 양보해야 할 부분입니다 (CNG 버스가 아닌 경우 문제 없습니다. 하긴 시외버스는 아직 경유차죠?).

불행중 다행인 점은 최근 한강 주변의 지역구들을 중심으로 자전거 전용로 및 보행자-자전거 공용로의 확충사업이 추진되어, 몇년전에 비해 자전거 타기가 훨씬 좋아졌고, 또 개인건강("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전거 이용인구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죠. 거기다 얼마전 오일쇽 덕분에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진다는 느낌입니다.

↑ 한강 자전거 도로 진출입로 지도.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양재천, 탄천 쪽도 입출구가 많이 있습니다만 따로 표시되진 않았군요. 하긴 거기는 아무데서나 들락거리는 것이 가능하니까...



오늘날의 자전거

자전거도 알고 보면 종류가 다양합니다만, 용도에 따라 크게 실용과 스포츠용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실용 자전거는 가장 일반적인 자전거인 유틸리티, 유틸리티의 고급(?) 기종인 시티 바이크, 그리고 도심지에서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미니벨로 등을 포함하죠. 화물운반이나 상업용으로 특화된 모델들도 있습니다만 그건 건너 뛰고...

실용자전거 중에서 요새 인기많은 미니벨로는, 원래 휠(바퀴)의 직경이 작은 시티바이크를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그런데 요새 많은 미니벨로들이 접이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접히는 기능까지 있어야 미니벨로다~ 라는 인식도 생긴 듯 하죠?

↑ 직경이 작은 바퀴는 가속하는데 힘이 들지 않아서, 정지-출발이 많은 도심지 통행에 최적인 반면 장거리/고속주행에서는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변속기어가 아예 없는 고정형도 있습니다).

원래 작은데다 접히는 기능까지 있는 미니벨로는 휴대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에 들고 탈 수가 있어, 도심 통근용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여러 회사들이 정말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죠.


↑ 미니벨로는 여타 시티바이크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국내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미니벨로만 해도 꽤 다양합니다. 기묘한 형태의 스트라이다, 다양한 제품군의 다혼, 참신한 아이디어의 버디, 저렴하고 쓸만한 스트라타 등등... 그런데 이것들이 이름은 다 같은 미니벨로이지만 성질이 제각각이라, 그 특성을 잘 알아보고 자신의 목적에 최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륻 들어 동선이 "미니벨로로 약 1~2킬로 미터 달린 뒤, 지하철을 타고 학교/직장에 도착" 인 경우라면, 작게 접혀서 휴대성이 좋은 제품이 좋을 것입니다.)

유틸리티/시티의 최근 유행이라면 미국 복고풍 디자인의 "크루저" 정도일까요? 미국인들이 아직 자전거를 타던 시절에 인기있던 "비치 크루저" 를 본따 만든 자전거인데, 디자인도 예쁘지만 안장이 낮아서 안정감이 있고 폭이 넓은 벌룬타이어가 달려 있어 주행이 편안합니다. 좀 무겁지만 대신 튼튼하죠.

↑ 크루저 바이크는 왕복 20킬로미터 정도의 중거리 운행도 충분히 가능한 범용형입니다.


스포츠용 자전거는 노면이 좋은 길에서 빨리 달리기 위해 고안된 로드바이크, 노면이 엉망이거나 아예 길이 없어도 갈수 있게 만들어진 마운틴 바이크, 로드와 마운틴의 짬뽕인 하이브리드, 묘기용으로 특화된 BMX 자전거, 그리고 자전거의 왕으로서 장거리용인 투어링 바이크 등이 있습니다.

신체단련을 위해 자전거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경우, 기본은 로드바이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벼운 차체에 빠른 주행속도로, 자전거 운동의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로드바이크, 소위 싸이클링이죠.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달리다 보면, 하루 두시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매일 즐겁게 하게 될 겁니다 (길게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만 유산소 심폐운동의 투탑은 싸이클링과 수영. 하지만 수영을 매일 하려면 비용이 만만챦죠.).

↑ 가벼운 프레임과 폭이 얇은 타이어, 직경이 큰 휠을 가진 로드 바이크. 장거리 고속주행에 특화된 자전거로, 구성부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200만원 정도면 굉장히 좋은 것을 살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드롭 핸들" 덕에 주행중 손 잡는 자세를 계속 바꿀 수 있어 손과 팔이 덜 아픕니다.


이름대로 길이 있어야 달릴 수 있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마운틴 바이크(MTB)는 노면상태가 열악하거나 아예 길이 없는 경우 빛을 발합니다. 로드바이크보다 강도가 높고 무거운 프레임, 견고하고 작은 휠에 접지력이 좋은 두꺼운 타이어가 달려 있는데, 당연히 도로에서 달릴 경우 로드바이크를 따라가지 못하죠 (보통 시속 30킬로미터 정도). 또 가격도 더 비싼 편입니다.

↑ 무겁고 느린 MTB입니다만, 아뭏든 튼튼하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로드용으로 쓰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됩니다.

↑ 마운틴 바이크의 오소독스한 활용예.


MTB보다 빠르고, 로드바이크보다 튼튼한 것이 하이브리드 자전거입니다. MTB의 강한 프레임에다 로드용의 휠을 장치한 것이죠. 이도저도 아닐것 같지만 사실 그 활용도는 높아서, "튼튼한 로드바이크" 로 사용할 경우 대활약합니다 (반면 "가벼운 MTB" 로 사용하기엔 좀...).

↑ 입문자용 스포츠 자전거로도 하이브리드가 좋습니다. 최근엔 가격도 저렴한 모델들도 나왔죠.



BMX 자전거는 심플한 구조의 튼튼한 소형 자전거로, 변속기어가 없는 고정형입니다. 아찔한 스턴트 묘기를 구사하는데 쓰이는 자전거로, 견고함이라는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만 다른 용도로 쓰기엔 애매한 물건이죠.

↑ 안전한 것은 싫다! 프리스타일 자전거 묘기. 산악 다운힐과 함께 위험한 자전거 타기의 쌍벽을 이루는 스포츠죠.

진정한 "자전거 여행" 을 위해서는 투어링 자전거를 한대쯤 장만하고 싶어지죠. 여행에 필요한 모든 짐을 자전거에 싣고, 하루에 80킬로미터 정도를 주파하면서 새로운 경치를 만끽하는 낭만은 비길 데 없는 즐거움...입니다만, 안타깝게도 투어링 자전거는 우리나라에서 입수하기 가장 어려운 자전거인 듯 합니다. 아마 팔리질 않으니 만들거나 수입하지도 않는 것일 테죠.

↑ 장거리 전용 자전거인 투어링 바이크. 투어링 바이크는 다른 자전거보다 짐을 많이 싣고 먼 거리를 가도록 만들어진 여행용 자전거입니다. 따라서 견고한 프레임, 거기에 무거운 화물가방을 걸도록 앞뒤로 튼튼한 화물 랙이 준비되어 있고, 휠이 크고 튼튼하며 타이어의 두께도 두껍습니다. 물통 꽂을자리도 넉넉해야 하고...

↑ 짐을 실으면 이런 느낌. 아! 사진만 봐도 길떠나고 싶어지는군요 ^^


↑ 꼭 투어링 전용으로 만들어진 자전거가 아니라도, 기본이 튼튼한 물건이라면 투어링용으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포츠용 자전거들은 실용자전거보다 대개 비쌉니다. 실용과 스포츠용의 접점이라 할 수 있는 모조 MTB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100만원대 이상의 고가품들이죠. 따라서 선택도 신중히 해야 합니다.

실용 자전거는 30분 미만의 단시간 운행에 적합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장시간 운행시 엉덩이가 아픕니다), 변속기어가 있긴 해도 구조상 시속 30킬로미터 이상의 고속 주행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관리하기가 편하고 화물 적재량도 넉넉한 편이죠.

반면 스포츠용 자전거는 체중을 안장과 페달, 핸들에 분산시켜 사용자의 고통을 덜어주도록 되어 있어서, 장시간 운행에 적합합니다. (그렇다고 안 아픈 것은 아니고, "덜" 아픕니다).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만 실용에 비해 스포츠용은 주행속도도 빠르죠.

하지만 프레임의 재질상 무거운 짐을 싣는 자리를 마련하기가 어렵고, 고속주행용이므로 유지보수에 항상 신경을 써줘야 하며, 고가품이므로 도난의 위험이 큽니다. 때문에 요새는 중거리 통근용으로는 미니벨로 중에서 주행성이 좋은 종류를 선택하고, 운동용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입문용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사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 인피자 ZH-500 하이브리드. 뛰어난 가격(40만원)대 성능비로 입문용 뿐 아니라 아예 주력 자전거로 사용해도 손색 없을 정도입니다.


미래(?)의 자전거

미래의 탈것이라고 거창하게 소개했습니다만, 현대식 자전거도 (겉보기엔) 1887년산 "안전 자전거" 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죠?
사실 자전거 제작 기술의 발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최신 기술로 만든 카본 프레임 자전거와 1970년형 강철 자전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외견상 별 차이를 못 느낄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타보면...)

자전거를 구성하는 부품들 중 근년에 가장 집중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진 부분은 아마 프레임일 것입니다. 현대식 자전거의 프레임 재질은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합금, 크롬-몰리브덴 합금, 비금속 소재인 탄소섬유 등등 다양하죠.

가볍고 실용적이라 널리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 좀 무겁지만 튼튼해서 MTB용으로 최적인 티타늄 합금, 꽤나 무겁지만 엄청나게 강해서 투어링용으로 인기 있는 크롬-몰리브덴 등, 소재별로 최적의 용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사견으로는 자전거 재료로서 가장 유망한 것은 역시 탄소 섬유가 아닐까 싶네요.

탄소섬유와 합성수지로 만든 프레임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가볍고 탄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강한 충격을 주면 깨지는 경우가 있고, 또 탄성이 좋긴 하지만 오랜기간에 걸쳐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가할 경우에도 깨질 수가 있다는군요.

↑ 단위무게당 인장강도가 최강인 탄소 단분자 섬유. 이 섬유로 직물을 짜서 에폭시 등의 합성수지를 부어 굳히면서 성형하면, 인장강도가 높고 극히 가벼운 물건이 됩니다. 짤방은 하필이면 변기로군요.

하지만 점점 많은 회사들이 탄소재질 프레임을 개발하면서 그 성능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고, 프레임의 강도를 높이는 새로운 성형방법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깨지는 문제만 해결되면 탄소 소재야말로 자전거 프레임의 왕이 될 것입니다.

↑ MTB용 탄소소재 프레임. 전체가 한덩어리로 성형된 모노코크입니다.

경량화 외에, 자전거를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도 행해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일본 시마노의 전자식 기어변속기입니다. 자전거를 올바로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것이 변속기어의 사용법인데, 이게 의외로 까다롭죠 (체인을 빼먹기도 하고...). 그런데 사용자의 조작 없이도 소형 컴퓨터의 제어에 의해 기어 변속이 되는 자전거가 이미 실용화 단계라고 하니, 놀라움+부러움+기쁨+거부감 등 복잡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

↑ 시마노 전자변속 자전거 프로토타입. 전자 변속기 세트는 벌써 제품으로 나온 모양이네요.


"난 늙어서 자전거 페달 저을 힘도 없어! 에구에구~"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사회의 노령화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함께 겪게될 시련이기도 하고... 여기서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장.

여기서 하이브리드라는 것은 이 자전거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내연기관+전기모터)처럼 복수의 구동원리를 가진 탈것이라는 의미로, 전기 모터와 사람의 페달젓는 힘을 동력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MTB+로드바이크의 혼혈이라는 의미인 하이브리드 자전거와는 다르죠.

"평소엔 자전거로 타다가, 스위치를 넣으면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방식인가?" - 옛날 원동기 자전거들은 그랬습니다만 요새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들은 다릅니다. 사용방법이 일반 자전거와 꼭같아서 페달을 돌리면 앞으로 가며, 전기 모터는 그저 사람의 일을 거들 뿐이죠.

↑ "야마하 PSA 리튬"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큰 인기를 얻으며 팔리고 있습니다.


"등장했다" 고는 합니다만 사실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 소위 LEV는 100년도 넘는 옛날에 발명된 물건입니다. 또 전기 말고 내연기관, 심지어 증기기관(...) 하이브리드 자전거도 만들어져 사용된 바 있구요. 그러고보니 요새는 "원동기 자전거" 라는 말 안 쓰나요?

↑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자전거라는 것은 결국...?" 펠릭스 밀레가 1897년 만든 "모터-싸이클." 무려 래디얼 엔진이 달려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입니다. 이처럼 자전거는 오토바이의 조상이기도 하답니다.
오토바이 사용자 여러분, 우리 자전거와 함께 힘을 합쳐 자동차를 몰아내고 도로를 우리 것으로 만듭시다 (농담...일 겁니다, 아마.)


하지만 최신형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들은 정말 쓸만한 모양입니다. 전기 모터의 도움으로 언덕길도 가뿐하게 올라갈 수 있고, 전지가 완전히 방전된 경우 사람의 힘만으로 페달링을 해도 별로 버겁지 않을 정도로 차체가 가볍다고 하는군요 (리튬 전지는 차체에서 손쉽게 분리되어, 가정에서 충전해 쓰는 방식입니다).

전기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체력이 약한 이들도 자전거를 편하게 탈 수 있는 용도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아예 소형 차량으로 확장시키는데도 응용됩니다. 일례가 독일제인 "트비케" 등인데, 역시 인력-전기 하이브리드 방식의 삼륜 자전거로서 캐빈이 달려 있는 물건이죠.

↑ 악천후에도 자전거 타라! "트비케".


↑ 트비케 종류는 도심용 택시로도 많이 사용되는 독일의 명물입니다.


"난 균형 감각이 제로라서 절대로 자전거 못 타" 라는 어린이를 위해서, 좀 희한하지만 쓸만한 물건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쉬프트" 라는 자전거인데, 이렇게 생겼죠:

"쉬프트" 는 정지 상태 및 저속 주행시에는 평범한(?) 세발 자전거입니다만, 일단 속력이 붙으면 뒷바퀴 두개가 똑바로 서면서 두발 자전거의 특성을 갖게 됩니다. 두발과 세발의 장점만을 가진 물건이라 할 수 있죠. 성인 사이즈로도 나오면 좋을 텐데...

"난 별난 물건이 좋더라" 라든지 "난 자전거는 체인이 자꾸 빠져서 싫어" 라는 분들은, 이런 체인 없는 자전거도 한번쯤 고려해 보실 수 있겠네요. 체인 대신에 길다란 구동 샤프트를 가진 타입의 장점은 물론 체인이 안 빠진다는 것 외에도 구동부와 지면의 간격이 넓어서 오프로드용으로 좋다는 점, 또 외견상 깔끔하다는 점 등입니다. 단점이라면 체인에 비해 샤프트 구동식은 쬐끔 무겁다는 점(한 500그램 정도) 정도?

↑ 베벨 기어가 들어있는 기어박스로 변속도 자유자재. 사실 샤프트 자전거도 최근의 발명이 아니라 아주 옛날에 발명된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체인 대신 샤프트를 쓰는 오토바이도 있죠.


자전거 제작기술은 이처럼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비약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진 자동차 제작기술에 비해, 자전거의 발전은 너무나 소극적이고 더디다고 말할 수 있죠.

자전거 업계의 우수한 두뇌들은, 그 좋은 머리를 오로지 스포츠 자전거를 어떻게 하면 더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까, 또 미니벨로를 어떻게 작게 접을지만 궁리하는데 쓰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자전거의 최대 취약점인 승차자의 안전 부분에서는 발전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전복/낙차사고 방지용 전자식 브레이크, 전방 위험물 감지센서 등 자동차의 기술을 빌려오기만 해도 구현 가능한 안전장치들이 많은데도 말이죠.

자전거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탈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만, 지금은 안전운행과 안전장구 착용만이라도 철저히 준수해야겠죠.


탈것의 미래

한사람 한사람이 합리적인 탈것을 선택하므로써 절약되는 석유는 엄청난 양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자가용 승용차(천이백만대)들이 전부 일주일에 한번씩만 쉬어 준다면, 일주일에 대략 1억 리터의 휘발유가 절약됩니다. 일년이면 52억 리터 (약 13억 7천 갤런) 절약이죠.

에너지 절약에 영 취미가 없는 분이시더라도, 정유회사나 중앙정부에게 엿을 먹이고 싶지 않으신가요? 휘발유가 1년에 52억 리터 덜 팔릴 경우 세금은 4조 7천억원이 덜 걷히고, 정유사 이익은 2조원 정도 줄어듭니다.

태고적의 생물이 오랜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 석유인 이상, 무한할 수가 없는 자원임은 당연합니다. 손쉽게 꺼내 쓸 수 있는 석유는 이제 바닥이 보인다는 것이 정설이고, 꽤나 어렵게, 비싸게 석유를 채굴하는 시대가 시작되었죠. 석유를 아껴서 사용한다는 것은 계속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뒤를 이을 에너지원이 개발될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의미입니다.

지열발전이 가능한 핀란드 같은 나라들은, 거의 공짜로 얻는 전력으로 수소연료차나 전기자동차를 마음껏 굴릴 수 있습니다.
일본이나 서유럽 국가들은 잘 발달된 대중교통망으로 석유 없이도 비교적 편리하게 생활을 하겠죠. 미국은... 뭐 알아서 하겠죠. 기술로 안되면 군사력이 있으니까요 ^^;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는 거의 절반이 석유로 만든 것입니다. 실용적인 수소차나 전기 자동차가 등장하더라도, 근본적인 에너지 수급 문제는 해결되질 않습니다* (환경은 훨씬 좋아지겠지만요). 대중교통은 가뜩이나 열악한데다 재투자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믿을 거라고는 자전거 정도인 실정입니다.

(*한국 수력원자력은 향후 발전용 원자로 10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만.... 어디에?)

이런 두서없는 포스트를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는 것은,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에너지 문제에 많은 관심이 있으시다는 의미일 겁니다 (아님 자전거를 좋아하시든지...). 여러분들도 자동차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는 미래를 생각하시는 분들 아니신지요?

이 포스트의 취지는 "석유는 곧 바닥난다! 자동차 팔고 내일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자!" 라는 식의 패닉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쪼끔은 그럴지도;;). 유가가 배럴당 150, 180, 200달러에 육박하고 휘발유 배급제가 실시되는 경우가 닥쳤을 때, 공황상태에 빠져 기름통을 들고 주유소로 뛰어가는 사람들 중에 끼어있지 않기 위해서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교통생활은 가능하다", "석유가 없어도 탈것의 미래는 (비교적) 밝다" 는 지식과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죠. ^^ 인간이 석유를 사용한지는 100년 정도, 지금처럼 석유에 목매달게 된것은 40~50년 정도밖에 안됐어요! 이 에너지 위기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인간이 지금보다는 좀더 현명한 행동을 보여야 하겠습니다만... 특히 미국!)

끝으로... 여러분이 집 창고에 세워져있던 자전거를 꺼내서 안장의 먼지를 닦고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때 즐겁게 사용하신다면, 이 워드나 그 자전거에 치여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급조한 포스트, 조악한 글 여기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부록: 실전 자전거 타기

포스트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전거 사용환경은 열악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이후 확충된 교통시스템은 자전거를 전혀 고려하고 있질 않죠 (2000년대 이후 이 상황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서울의 경우 강남, 강북 할것없이 본격적인 자전거 이용에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여러분의 동선이 테헤란로, 서울 시청, 대법원 등 메트로폴리탄 지역을 포함한다면... 미니벨로와 대중교통의 연동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네요.

하지만 동선이 한강 및 그 상하류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면, 또 서울이지만 비교적 나중에 개발된 동네라든지 (개포, 양재, 대치, 일원 등), 아님 자전거 사용을 비교적 고려해서 만들어진 일산, 분당, 수지 등의 신도시 지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라면, 사실상 교통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자전거로 대체하시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것도 상당히 쾌적하게!

광역시의 경우, 제가 직접 자전거로 자세히 달려본 곳은 제주도 지역뿐입니다만 오히려 서울보다 자전거 사용환경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혹시 도서지역에 사시는 운좋은 분들이라면... 부럽군요 (오 흑산도!).

그래서.... 여러분의 평소 동선은 어떠신지요?

만약 집 근처 상점이나 학교 등, 아뭏든 편도 5킬로미터 이내의 가까운 거리를 자주 왕복하시는 경우라면 실용자전거가 정답입니다. 경제적이고 활용도가 높죠 (레져용 자전거에 짐 싣기가 얼마나 불편한지~).

편도 20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를 자주 왕복하는 경우, 즉 출퇴근 이동용으로 자전거를 고려하시는 경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미니벨로를 이용해 대중교통과의 연계를 노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로드바이크나 하이브리드를 써서 완전히 자전거만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동선을 잡는 것입니다.

동선이 편도 40킬로가 넘어간다면, 왕복할 경우 이미 투어링의 레벨이죠. 만약 이만큼의 거리를 출퇴근하는 경우, 미니벨로+대중교통만이 유일한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내 동선이 얼마나 될까?" - 도시는 의외로 좁습니다. 신촌에서 개포동까지의 거리는 약 17킬로미터, 잠실에서 여의도까지는 약 20킬로미터의 거리입니다. "그것밖에 안돼?" 라고 생각되시는 것은, 자동차의 경우 교통 체증 때문에 이동 시간이 길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하철은 빙빙 돌아서 가기 때문이구요.

서울 근교의 위성도시들 역시 서울과 의외로 가깝습니다. 용인시 (서울에서 20~40킬로미터 정도), 성남시 (서울에서 15~20킬로미터 정도) 등과 서울시 사이는 자전거 도로까지 깔려있어 편리합니다.

인터넷 지도를 사용해서 여러분의 동선을 계산해 보세요. 아마 의외로 짧은 거리일 것입니다만, 문제는 그것이 자전거 타기에 얼마나 적합한 구간이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전거 전용로를 달릴 수 있다면 최상이죠. 그래서 동선에 한강, 양재천, 탄천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면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강 자전거 도로를 활용해서 최단거리로 달린다면, 잠실-여의도는 여유있게 한시간 정도인 반면 신촌-개포동은 두시간도 아슬아슬하죠. 신촌-개포동이 더 짧은 구간인데도 일반 도로를 가야하는 구간이 더 많아서 더 오래 걸리는 것입니다.

자전거 전용로가 아니더라도 좋은 길이 있을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기 좋은 길은 급경사나 시야가 안좋은 골목이 없는 (차량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므로), 보행자가 적은 한적한 길입니다. 자전거가 벌써 한대 있다면 한번 여유롭게 답사해 보므로써 최적의 루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자전거 통행에 최악인 도로는? 최우단차선이 불법주차 차량이나 지하철 공사현장 등에 의해 점거되어 있는 도로, 그리고 급경사입니다 (올라갈 때 힘든것은 물론이고 내려올때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구간을 꼭 지나야만 한다면 차라리 하차해서 자전거를 끌고 인도를 걷는 쪽이 낫죠.

물론 길이 아무리 좋아도 자동차 전용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면 안됩니다. 88도로, 내부순환로, 동부간선 등등 자동차 전용로에 들어가면 경찰이 잡아갑니다. 자전거는 차량이긴 해도 자동차는 아니니까요 (하긴 누가 거길 자전거로 갈까 싶긴 하네요).

대충 동선이 나오셨나요? 편도 20킬로미터 이상이거나 5킬로미터 이내이신 분들은 별로 망설이실 일이 없는 반면에, 딱 그 가운데인 10킬로미터 부근이신 분들은 실용과 레져 중에서 갈등을 하게 됩니다. 이럴때 상담하면 좋은 상대가 자신의 지갑과 건강상태라고 하더군요 (돈이 없으면 실용 노선, 운동이 절실할 경우 레져 노선).

필요한 자전거의 종류가 정해졌으면 먼저 그 종류 자전거에 대해 일주일 정도 연구를 해볼 차례입니다. 요새 인터넷에는 자전거 관련 정보가 풍부하니까, 어떤 모델이 좋은지, 또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등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됩니다. 자전거 관련 잡지를 한권 사보면, 자기 집/직장 주변에서 가까운 자전거 전문 가게를 찾는데 좋습니다.

살 모델이 대충 정해졌고 가격도 파악이 됐으면 사러갈 차례입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해도 좋지만 이경우 자신의 신체 치수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기가 힘들고, 핸들과 안장의 위치를 맞춰줄 사람도 없죠. 다른건 몰라도 프레임의 크기가 자기 신체에 안 맞는 경우(특히 레져용) 두고두고 고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니벨로의 경우 신체치수는 별로 문제가 안되는 반면, 차의 실제 크기를 파악하고 사야 나중에 후회를 안합니다. 바퀴가 16인치다, 20인치다 해도 실제 차의 크기가 어떤지, 또 무게가 어느정도인지 모르고 덥썩 샀다가 대중교통과의 연계가 어려운 경우도 생길 수 있겠죠?


↑ 혹시 온라인으로 차체 치수를 결정해 사실 경우.... 자전거의 프레임 크기는 바로 이부분의 길이로 구별합니다. 프레임 크기가 자기 신체와 안 맞을 경우, 안장과 핸들의 위치를 조절하더라도 올바른 승차자세가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길이가 15인치다, 17인치다 하는 것을 알면 자전거 프레임의 전반적인 크기, 그리고 사용자 신체와의 궁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올려놓은 표가 대충 도움이 됩니다만, 웬만하면 한번 직접 물건을 보시는 쪽을 권합니다.





마운틴
바이크

다리 길이*

적당한 프레임 크기

바퀴 직경

cm 인치 cm 인치 인치
53-66 21-26 33 13 20
61-74 24-29 41 16 24
61-74 24-29 38 15 26
64-76 25-30 41 16 26
66-79 26-31 43 17 26
69-81 27-32 46 18 26
71-84 28-33 48 19 26
74-86 29-34 51 20 26
81-94 32-37 56 22 26



생활
자전거
 

다리 길이*

적당한 프레임 크기

바퀴 직경

cm 인치 cm 인치 인치
69-79 27-31 48 19 26
74-84 29-33 53 21 26
79-89 31-35 58 23 26



로드 바이크

다리 길이*

적당한 프레임 크기

바퀴 직경

cm 인치 cm 인치 인치 
71-81 28-32 50 19.5 27
76-86 30-34 55 21.5 27
81-91 32-36 58 23 27
86-97 34-38 62 24.5 27
* 다리길이는 가랑이에서 발바닥까지의 거리입니다.

↑ 자신의 다리길이는 재보면 되고, 원하는 자전거의 종류와 바퀴 크기는 알고 있을테니, 거기 맞춰서 프레임 사이즈를 정하면 됩니다.
(만약 바퀴 크기가 안나와 있다면....MTB는 대개 26인치, 로드바이크는 27인치 정도고 쥬니어 MTB는 24인치 안팎입니다.)


실용자전거를 살 경우, 크기가 그다지 다양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몸에 맞추는 것은 주로 안장의 높이 조절을 통해서 하게 되죠. 일반적으로 페달을 밟고 다리를 쭉 폈을 때 (즉 그쪽 페달이 아래로 내려갔을 때) 무릎의 각도가 20도 정도로 굽어 있으면 최적이라고 합니다만, 사실 실용자전거의 경우엔 꼭 그럴 필요는 없고 또 디자인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스포츠 자전거의 경우 내려야 할 결정은 많기만 합니다. 프레임의 재질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브레이크는 어떤 종류가 좋은지, 핸들바의 디자인은 어느것이 최적인지 등등. 이런 사항은 전문 점원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만, 간단히 말하자면 "되도록 좋은 물건을 사되 과소비는 피하자" 가 정답입니다 (말은 쉽다!)

"처음 살 때 최대한 좋은 것으로 사야 나중에 또 사지 않는다" 며 소위 중복투자를 피하자는 명목 하에 첫 자전거를 천만원짜리 티타늄 MTB를 사는 사람도 보았습니다만, 그 기능을 얼마만큼 활용하게 될지는 미지수죠. 물론 타면서 누리는 즐거움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OK입니다만...

사실 다운힐용 MTB가 아니라면 강도보다는 경량화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정답 아닐까 싶습니다. (애당초 산에 갈 것이 아니라면 MTB일 필요도 없구요. 하이브리드나 로드면 충분!) 프레임은 무겁고 아주 튼튼한 것보다, 꽤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것이 좋다고 보는데, 즉 카본이나 알루미늄 정도면 충분할 거라는 거죠.

혹 카본이 "부러질 수 있다" 는 이유로 사용을 꺼리는 이들도 있고 저도 실제로 부러지는 경우도 봤습니다만, 오프로드 환경에서 과격하게 사용하거나 체중을 실은 "댄싱" 을 과도하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부러질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또 알루미늄은 가볍고 실용적이며 값도 싼 편이죠.

다만 핸들바의 경우 너무 가벼운 것보다는 약간 무겁더라도 튼튼한 재질의 것을 권하고 싶네요. 자전거가 넘어질 경우 핸들바가 의외로 잘 깨지는데다, 핸들바에는 여러가지 액세서리와 화물칸을 설치해야 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량화 카본 핸들은 이래저래 제약이 많아요~

브레이크는 생명과 직결된 부품입니다.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와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림 브레이크 등이 있는데, 디스크 브레이크는 제동력은 발군이지만 비싸고 무겁습니다. 림 브레이크는 가볍고 값도 싼편이라 인기가 좋죠. 유지 보수도 용이하고...

구동부도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지만 사실 성능보다는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입니다. 일본 시마노 사의 제품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있는데다 신뢰성도 높아서, 아마 십중팔구 시마노 제품을 쓰시게 될 겁니다.

거기에 달린 것이 페달. 문제는 클립을 쓰느냐 마느냐 하는 것인데.... 페달을 밟을 때 뿐만 아니라 페달을 올릴 때에도 힘을 줄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이 페달 클립이죠. 페달 클립이 없는 페달의 경우, 한번에 한쪽 다리만 힘을 줄 수 있는 셈입니다.

↑ 클립식 페달. 발등을 끈으로 묶어서, 발을 올릴 때 페달도 같이 끌어올리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거추장스런 클립이 없어도 양다리로 동시에 페달을 저어줄 수 있게 해주는 "클립리스 페달" 이란 물건이 있습니다. 신발 바닥과 페달이 서로 맞물리도록 되어 있는 방식인데, 숙련될때까지는 좀 불안합니다만 (페달에서 발을 떼기가 어려우므로)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아주 마음에 드실 겁니다.

↑ "철컥!" 클립리스는 신발바닥의 고정쇠가 페달에 물리는 방식이죠.


그리고 바퀴(휠). 원하는 타이어의 종류에 따라 휠도 결정되죠. 로드 바이크와 하이브리드의 경우 대개 27인치, MTB의 경우 26인치 직경의 휠을 쓰게 됩니다. 직경이 큰 휠은 일단 가속이 붙으면 쌩쌩 달릴 수 있고, 직경이 작은 휠은 속도보다는 민첩한 조종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이죠.

휠의 강도는 탑승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지라 거의 모든 제품이 우수한 강도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가벼우냐에 따라 그 가격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지갑과 상의를 하셔야 할 부분이죠.

서스펜션 (쇽) 은 옵션입니다. MTB의 경우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이 장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앞에만 붙어있으면 "하드테일", 앞뒤로 붙어있으면 "풀 서스펜션" 이라고 하는데, 다운힐 등 본격 산악용일 경우 풀서스펜션을, 산보다는 길을 많이 가는 크로스컨츄리용 MTB일 경우 하드테일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 앞쪽 서스펜션은 앞바퀴 포크 안에 들어있습니다만, 뒷쪽 서스펜션이 달려 있는 자리는 프레임 종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이 자전거의 경우 프레임 한가운데에 서스펜션이 위치하고 있네요.


풀 서스펜션은 주행중 진동과 충격이 운전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안락한 반면, 무게가 제법 되고 비싼데다 자전거의 가속성능을 저하시킵니다. 반면 서스펜션이 하나도 없는 리지드 타입일 경우, 자전거가 받는 모든 충격이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몹시 피곤하죠.

서스펜션 부품은 서스펜션 내부에 들어있는 완충물질이 뭐냐에 따라서 (공기, 엘라스토머, 스프링 등)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마모되면 교체해야 하는 부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게 좋겠죠.

간략하게 소개를 드렸습니다만, 자전거에 대해서는 우리 인터넷에도 많은 정보가 나와 있고 또 동네마다 동호회가 있어서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동호인들끼리는 굉장히 친절합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시고, 자전거 타보세요!


↑ 보너스 짤방: 외X알 황제, 랜스 암스트롱. 7년간 뚜르 데 프랑스를 지배한 독재자로, 분당 120회전의 캐던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군요. 인간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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